| 회사 사무실에서 립스틱을 지우던 사람 |
|
2026-07-28 |
회의 시작 전 잠깐 멈췄던
시선
오후 회의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회의실에는 아직 사람이
절반 정도밖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노트북을 연결하는 사람도
있었고, 커피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었다.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은 휴대폰 화면을 거울처럼 보고 있었다. 잠시 후 가방에서 휴지를
꺼냈다. 그리고 입술을 몇 번
눌렀다. 짙은 립스틱이 휴지에
묻어났다. 여성은 다시 한 번
입술을 확인했다. 그러더니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남성을 바라봤다. "이 정도면 괜찮아?"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잠시 여성의 얼굴을
바라봤다. 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 여성은 휴지를 든 채
그대로 기다렸다. "왼쪽이 조금." 남자가 말했다. 여성은 다시 휴대폰
화면을 켰다. 그리고 입가를 한 번
더 닦았다. 이번에는 조금 더 꼼꼼하게
살폈다. "지금은?" 여성이 다시 물었다. 남자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괜찮은 것 같은데." 여성은 손에 들고 있던
휴지를 접었다. 휴지에는 붉은 립스틱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휴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노트북을 열었다. 남자는 잠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모니터를 바라봤다. 회의실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누군가는 자리에 앉았고, 누군가는 회의 자료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여성은 휴지를 버리기
위해 일어났다. 자리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의자를 밀어 넣었다. 회의는 예정된 시간에
시작됐다. 그날 회의에서는 여러
보고와 발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은 것은 발표 자료보다 회의 시작 직전의 짧은 장면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