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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에서 눈을 확인해주던 사람

2026-07-27

공부보다 오래 기억에 남은 몇 초

시험 기간이었다.

독서실은 거의 만석이었다.

칸막이 사이로 종이 넘기는 소리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들렸다.

창가 쪽 자리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둘 다 책을 펼쳐놓고 있었고 가끔 작은 목소리로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오후가 되자 여성이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손등으로 눈가를 문지르더니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남성을 바라봤다.

"잠깐."

남자는 이어폰 한쪽을 뺐다.

여성은 의자를 조금 끌어당겼다.

"내 눈에 뭐 들어갔나 봐."

남자는 몸을 돌려 여성을 바라봤다.

여성은 턱을 살짝 들었다.

둘 사이 거리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눈가를 바라봤다.

"어디?"

여성은 손가락으로 오른쪽 눈을 가리켰다.

"여기 말고."

남자의 시선이 움직였다.

"조금 아래."

여성은 다시 말했다.

몇 초 동안 둘 다 아무 말이 없었다.

남자는 조금 더 앞으로 몸을 숙였다.

여성도 그대로 있었다.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보여?"

여성이 물었다.

말하는 순간 짧은 숨결이 남성의 뺨 근처까지 닿았다.

남자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멈춰 있더니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시선을 맞춘 뒤 눈가를 바라봤다.

여성은 그런 모습을 본 것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잠시 남자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있었다.

몇 초 뒤 여성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짧은 거리였다.

남자는 대답하기 전 한 번 더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말했다.

"속눈썹 같은데."

여성은 휴대폰 전면 카메라를 켰다.

눈가를 확인한 뒤 책상 위에 있던 휴지 한 장을 뽑았다.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

", 됐다."

남자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책을 펼쳤다.

여성도 다시 문제집을 넘기기 시작했다.

독서실은 원래의 조용한 분위기로 돌아갔다.

누군가는 아무 의미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을 수 있다.

다만 수십 명이 공부하던 공간에서 가장 조용했던 순간은 문제집이 아니라 누군가의 눈가를 바라보던 그 몇 초였다.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눈을 확인해달라는 부탁과, 그 뒤에 이어진 짧은 침묵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