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에서 들었던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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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
붐비는 객차 안에서 잠깐
멈춘 사람
퇴근 시간이었다. 지하철 객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서 있는 사람들끼리
어깨가 닿을 정도였다. 문 옆에 서 있던 한
여성은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검은 셔츠에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스커트 차림이었다. 몇 정거장을 지나자
객차 안은 더 붐비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간격도 좁아졌다. 여성 뒤쪽에는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처음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그런데 여성이 한 번
뒤를 돌아봤다. 잠시 남자를 바라본
뒤 다시 정면을 향했다. 몇 초 뒤 또 한 번
뒤를 돌아봤다. 이번에는 시선이 조금
더 오래 머물렀다. 남자는 곧바로 눈을
피했다. 객차가 흔들렸다.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렸다. 남자의 몸도 앞으로
밀렸다. 그 순간 여성이 말했다. "그래서 뭐 하자는 건데요?"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한 편이었다. 그런데 주변에 있던
몇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여성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은 차분했다. 화를 내는 표정도 아니었다. 입꼬리는 아주 조금
올라가 있었다.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괜히 만지작거렸다. 시선은 여성을 향하지
못하고 객차 바닥을 향했다. 몇 초 동안 둘 사이에는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여성은 먼저 시선을
거뒀다. 그리고 다시 휴대폰
화면을 바라봤다. 남자는 다음 정류장까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가끔 휴대폰 화면을
켰다가 끄기를 반복했다. 문이 열리자 그는 서둘러
다른 칸 방향으로 걸어갔다. 여성은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누군가는 그 장면을
보고 아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을 수
있다. 다만 그날 객차 안에서
가장 조용했던 순간은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그 몇 초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