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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매장에서 시향지를 들고 있던 사람

2026-07-28

버려질 줄 알았던 종이 한 장

백화점 1층 향수 매장이었다.

주말 오후라 사람이 많았다.

매장 안에는 여러 향이 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손목에 향수를 뿌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시향지를 들고 향을 맡고 있었다.

한 여성은 진열대 앞에 서 있었다.

직원은 여러 향수를 설명하고 있었다.

옆에는 남성이 서 있었다.

손에는 쇼핑백 하나가 들려 있었다.

직원이 시향지를 건넸다.

여성은 시향지를 받아 손목 근처에 가져갔다.

향을 맡아본 뒤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직원은 다른 향수를 추천했다.

여성은 새로운 시향지를 받았다.

몇 장이 손에 쌓였다.

잠시 후 여성이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냈다.

손목을 한 번 닦았다.

그리고 목 옆도 가볍게 눌러 닦았다.

향이 섞이는 걸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용한 물티슈는 시향지 위에 올려졌다.

잠시 후 여성이 말했다.

"..."

짧은 숨이었다.

시향지들을 내려다봤다.

"이거 다 들고 다니기 귀찮은데."

직원에게 말한 것도 아니고 남자를 본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시향지 뭉치를 보며 한 말이었다.

여성은 곧 다른 향수를 맡기 시작했다.

몇 초 뒤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제가 들고 있겠습니다."

여성은 시향지들을 건넸다.

사용한 물티슈도 그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었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함께 받아 들었다.

직원은 다음 향수를 설명하고 있었다.

여성은 향수를 손목에 뿌린 뒤 다시 향을 맡았다.

그러다 남자 쪽을 한 번 바라봤다.

시향지와 물티슈는 여전히 그의 손에 있었다.

"버려도 되는데."

여성이 말했다.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여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쪽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곧 시선을 돌려 다른 진열대로 걸어갔다.

남자는 그대로 뒤를 따라갔다.

한참 뒤 향수가 결정됐다.

직원이 제품을 포장하는 동안 여성은 거울을 보고 있었다.

남자는 여전히 시향지들을 들고 있었다.

구겨진 것도 펴서 가지런히 맞춰 놓은 상태였다.

계산이 끝난 뒤 직원이 물었다.

"시향지는 버려드릴까요?"

남자는 그제야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여성을 바라봤다.

여성은 잠시 시향지들을 보더니 말했다.

"이제 버려도 되겠다."

남자는 그제야 직원에게 건넸다.

직원은 웃으며 받아갔다.

누군가는 아무 의미 없는 쇼핑 장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을 수 있다.

다만 그날 기억에 남은 것은 향수보다도, 이미 버려도 된다고 말한 물건들을 한참 동안 들고 있던 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몇 장의 시향지와, 그 위에 놓여 있던 물티슈 하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