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두 매장에서 헌 구두를 끝까지 들고 있던 직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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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8 |
새 구두보다 더 기억에
남은 장면
백화점 구두 매장이었다. 주말 오후라 손님이
꽤 많았다. 매장 안에는 여러 사람이
앉아 구두를 신어보고 있었다. 창가 쪽 의자에는 한
여성이 앉아 있었다. 검은 스커트에 흰 셔츠
차림이었다. 맞은편에는 남자 직원이
무릎을 굽힌 채 앉아 있었다. 직원은 새 구두 상자를
열고 있었다. 여성은 신고 있던 구두를
벗어 바닥에 내려놓았다. 직원은 상자에서 새
구두를 꺼냈다. 그리고 말했다. "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여성은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다가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직원은 양손으로 구두를
잡았다. 한 손은 뒤축을 받쳤고
다른 손은 입구를 벌렸다. 구두가 잘 들어가지
않자 직원은 손가락으로 뒤축 부분을 펴주었다. 손끝이 여성의 발뒤꿈치
아래에 닿았다. 여성은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직원은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구두를
밀어 넣었다. "조금만 앞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여성은 발을 조금 움직였다. 직원은 발등 부분을
눌러가며 주름을 정리했다. 잠시 후 구두가 끝까지
들어갔다. "한번 걸어보시겠어요?"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몇 걸음 걸어본 뒤
거울 앞에 섰다. 직원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은 얼굴보다 발목
아래쪽에 더 오래 머물러 있었다. 여성은 방향을 바꿔가며
구두를 살펴봤다. "괜찮네." 직원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입니다." 여성은 다시 몇 걸음
걸어봤다. 그리고 짧게 말했다. "이걸로 할게." 직원은 곧바로 계산
준비를 시작했다. 여성은 벗어놓은 헌
구두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직원이 말했다. "제가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여성은 헌 구두를 내려다봤다. "괜찮아. 내가 가져갈게." 직원은 웃으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아닙니다.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여성은 잠시 직원을
바라봤다. "집에 가서 버려도 되는데." 직원은 그대로 손을
내민 채 서 있었다. "제가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여성은 결국 헌 구두를
건넸다. 직원은 두 손으로 받아
들었다. 새 구두 상자보다 먼저
챙긴 것도 헌 구두였다. 계산이 끝날 때까지도
직원은 계속 그것을 들고 있었다. 직원이 쇼핑백을 준비하는
동안 여성은 거울 앞에서 새 구두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잠시 후 직원이 말했다. "구두는 제가 폐기 요청해두겠습니다." 여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직원은 마지막까지 쇼핑백을
두 손으로 건넸다.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여성은 쇼핑백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매장을 나갔다. 직원은 그녀가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서 있었다. 곧 다른 손님이 들어왔다. 직원은 다시 인사를
하고 새 상자를 꺼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평범한 판매
과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을 수
있다. 다만 그날 매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새 구두가 아니라, 이미 버릴 예정인 헌 구두를 끝까지 두 손으로 들고 있던
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