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서 책보다 다른 곳을 보던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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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8 |
![]() 시선은
짧았지만 여러 번 반복됐다
주말 오후였다. 대형 서점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신간 코너에는 사람들이 책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한 여성은 에세이 코너 앞에 서 있었다.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밝은 색 셔츠 차림이었다. 목 부분 단추가 하나 풀려 있었다. 그 옆에는 남성이 서 있었다. 그도 책을 한 권 들고 있었다. 둘은 같은 일행처럼 보였다. 여성은 책 몇 권을 번갈아 살펴봤다. 어떤 책은 첫 장만 읽고 다시 꽂았고, 어떤 책은 한참 동안 들여다봤다. 그 사이 남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가끔 책 제목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잠시 후 여성이 물었다. "이거 어때 보여?" 남자는 책 표지를 바라봤다. 그리고 짧게 의견을 말했다. 여성은 다시 페이지를 넘겼다. 그 순간 남자의 시선이 책에서 벗어났다. 시선은 여성의 목선 부근에 잠시 머물렀다. 셔츠 단추가 하나 풀려 있는 부분이었다. 길지는 않았다. 남자는 곧바로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몇 분 뒤 비슷한 장면이 또 있었다. 여성은 높은 선반에 꽂힌 책을 꺼내기 위해 팔을 들어 올렸다. 한 손으로 선반을 짚고 발끝을 살짝 세웠다. 셔츠 소매가 팔을 따라 올라갔다.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책장을 넘기지 않았다. 시선은 선반보다 먼저 여성 쪽으로 향했다. 들어 올린 팔과 옆선 부근에 잠시 머물렀다. 몇 초 뒤 책을 꺼낸 여성이 바닥에 발을 내리자 남자는 다시 시선을 거뒀다. 여성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책을 살펴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는 책을 남자에게 건넸다. "들고 있어." 남자는 말없이 책을 받았다. 이번에는 두 권이었다. 여성은 빈손이 되자 다른 코너로 걸어갔다. 남자는 책을 든 채 뒤를 따라갔다. 한참 뒤 계산대로 향할 때도 책은 여전히 남자가 들고 있었다. 둘 사이에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서점도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조용했다. 누군가는 그냥 함께 책을 고르는 평범한 주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을 수 있다. 다만 그날 기억에 남은 것은 책 제목보다도 반복되던 짧은 시선과, 아무 설명 없이 건네진 책 몇
권이었다.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몇 번의 짧은 시선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작은 행동들뿐이었다. |